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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문피아

[리뷰, 문피아] 아포칼립스의 고인물 - 설득력 있는 생존물

 

  아포칼립스의 고인물은 문피아에서 연재가 시작되어 현재는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리디북스 등 다른 플랫폼에도 동시연재중인 작품이다.

  현재 192화까지 연재되어 있다.

 

  이 소설의 작가 슬리버는 기적의 분식집의 작가로도 유명하다.(캘리버와 슬리버는 동일인물임)

  이 소설의 장르는 아포칼립스다. 이전에도 웹소설 쪽에서 아포칼립스라는 장르가 없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이 장르의 붐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소설의 주인공 강성호는 너무 높은 난이도로 인해 네 명 밖에 즐기지 않는 VR게임의 유저이자, 분식집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그는 함께 게임을 하던 나머지 세 명이 게임을 접고 난 후에도 끝까지 남아서 결국 4400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찍는다. 그 후 그는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할 때가 되어서야 게임을 반강제로 접게 된다.

  문제는 그 이후로, 지구에 이상한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각성자의 탄생이랄지) 그것이 아포칼립스 게임의 초기와 너무 흡사했다. 게다가 주인공 강성태도 각성자가 되어서 이계로 넘어갈 수 있는 차원문을 열 수 있는 고유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결국 강성호는 지구의 미래가 아포칼립스 게임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하고서는, 본격적으로 종말에 대한 대비를 시작한다.

 

  그 후 강성호가 포탈 너머의 숲에 자신이 쉴 수 있는 쉘터를 구축하고,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들을 수집하고, 기술을 배우며 종말에 대비하고, 종말이 찾아온 이후에는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성장해나아가면서 이 소설의 이야기는 진행된다.

 

  아포칼립스의 고인물의 장점은 확실한 대리만족이다.

  이 소설은 전지적 독자 시점과 유사한 형태의 어드벤티지가 주인공에게 주어진다. 바로 자신만이 미래를 완전히 안다는 것. (회귀의 메리트를 세련되게 비틀어서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압도적인 어드벤티지 속에서, 강성호는 착실하게 종말을 대비한다. 무려 50화 가량의 분량동안. 그러나 그 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지기 보다는, 기대감을 키우는 방향으로 와닿았다.

 

  그리고 그렇게 한껏 커진 독자들의 기대감은, 아포칼립스가 터짐과 동시에 강성호가 압도적인 성장과 독식을 하면서 충분히 충족된다.

  다른 먼치킨 소설들 만큼의 대리만족이 형성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서바이벌적인 요소가 강한 아포칼립스라는 장르답지 않게 대리만족이 선명하다는 것.  

 

  또 다른 장점은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이다.

  아포칼립스라는 장르 자체가 무겁고 어둡기만 할 가능성이 높다. 개연성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흘러가는 경우가 존재하니까.

  그런데 이 소설의 경우에는 적당한 몰입감으로 술술술술 넘기듯이 읽을 수 있다. 글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작품성 위주로 읽는 분들에게는 단점일 수도 있지만, 웹소설을 스낵 컬쳐로써 소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장점이다.

  

  아포칼립스의 고인물은 구매수 유지가 힘든 문피아에서 최신화까지 높은 구매수를 선방하고 있다. 그만큼 크게 글이 산을 타지 않고서 안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개인마다 감상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뜻이다.)

  나도 이 소설은 매편 최신화를 24시간 단위로 따라가고 있지는 않지만, 한 번씩 몰아가면서 따라가는 중이다.

  아포칼립스 장르라는 이유로 이 작품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면, 크게 부담감이 느껴지지는 않으니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